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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 

남들보다 특별한 재능이나 수완도 없었고, 그렇다고 물려받을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는 일은 힘들었고, 되는 일은 더욱 없었다. 세상에는 나보다 훨씬 똑똑하고 재능 있고 잘난 사람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넘어 설 수 있었던 단 하나의 이유는 바로 '실패'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필자는 그야 말로 암울한 삶 한 가운데 있었다.

뚜렷한 목적이나 방향 없이 일에 치여 살았고 모은 돈도 없었다. 누구는 내 연봉의 몇 배를 벌면서 여유롭게 잘만 산다는데, 나는 도대체 어디 서있는 것일까! 시간이 흐를수록 스트레스는 쌓여만 갔다. 불확실한 미래보다 더 두려운 것은 없었다.

거친 시간을 보내는 동안, 필자는 삶의 군더더기를 하나씩 내려놓았다. 

남들이 좋다는 곳에 기웃거리며 열등의식만 쌓아갈 것이 아니라, 그야 말로 내 자신에 집중하게 된 것이다. 더 이상 신세한탄이나 불평하는 것을 접어두고 나의 모든 열정을 쏟으며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을 찾기로 결심했다. 실은, 더 이상 뒷걸음질 칠 곳이 없는 자리에서의 마지막 선택이기도 했다.

그렇게 찾은 것이 경매다. 

그리고 보란 듯이 ‘실패’ 했다. 2년 동안 수입이 없었다. 낙찰보다 패찰이 많았고 낙찰을 받아도 돈이 묶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가뜩이나 없는 돈으로 시작했기에 발을 뺄 수도 없었다. 부동산에 대한 실무지식도 없으면서 오기로 뛰어 든 것이 화근이었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관련 책이 잘나오거나 동호회가 많은 것도 아니어서,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고 해결해야 했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 있다. 

그 2년의 시간은 필자 인생에 가장 소중한 시간이다. 그때 바로 성공해서 돈 맛을 봤더라면, 지금의 필자는 없을 것이다. 그동안 나는 끈질김을 배웠고 바닥을 다졌으며 그리고 실패를 배웠다. 

요즘 부쩍 필자가 운영하는 동호회 회원님들이 이런 질문을 많이 하신다. 
"전업 경매 투자자가 되길 원하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습니까?"


필자의 대답은 한결같다.
“실패할 준비가 되면 그때 하세요.”

실질적으로 이론공부는 단기간에 할 수 있다. 좋은 책, 좋은 선생님들은 많다. 그러나 부동산을 보는 진짜 공부는 반드시 실무를 통해 알 수 있다. 부지런히 돌고 돌아 부딪히고 깨지기 전까지는 절대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을 수 없다. 당연한 인과율로 자신만의 노하우 없이 어찌 전업경매로 성공 할 수 있을까. ‘업’은 말 그대로 자신의 직업이며, 자신의 또 다른 이름이다. 한두 번 입찰로 쉽게 본다면 낭패다. 필자가 직접 겪었기 때문에 하는 소리다. 

그때가 경매를 시작한지 시간도 꽤 흐르고, 수익도 조금씩 나기 시작하던 시점이었다. 

이때부터 되겠다 싶은 마음에 눈에 불을 켜고 잡은 물건이 있다. 춘천에 있는 물건으로 물건의 소유자는 지인을 시켜 허위 유치권을 설정했을 뿐만 아니라 채권자들에게 사기를 치고 잠적을 한 상태였다. 현재는 유치권자라고 우기는 이들이 점유하고 있었다. 열심히 임장한 결과 해당 물건의 적정 가격과 허위 유치권에 대한 3-4가지 증거서류도 확보했고, 인도 명령도 자신 있었다.

그런데 그만 이 물건이 입찰당일날 취하되어 버렸다. 취하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맥이 탁 풀렸다. 그렇지만 춘천까지 와서 그대로 돌아 올수는 없었다. 다른 물건이라도 입찰을 해야지 이렇게 마음을 먹고 정보지를 보고 있었는데, 신건으로 나온 아파트가 눈에 띄었다. 새 아파트이고 권리관계도 깨끗했다. 다만 새 아파트라 정확한 가격을 알 수는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임장도 안하고 감정가에 10만원을 더 붙여 입찰했다.

결과는 단.독.낙.찰! 그때부터 묘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길로 영수증을 들고 바로 해당 물건지로 뛰었다. 아니나 다를까, 감정가는 거의 분양가로 책정되어 있었는데 시세는 분양가 대비 2-3천정도 떨어져 있는 아파트였던 것이다.

결국 입찰 보증금 9백만 원을 고스란히 날렸다. 

한 달 동안 밥이 안 넘어 갔다. 지금은 이런 저런 이유로 불허가를 받을 수 있는 노하우가 생겼지만 그 때는 경매 재테크를 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 그대로 손만 놓고 있었다. 이 일이 있는 후부터는 나는 명도가 경매의 꽃이 아니라 임장이 경매의 꽃이라고 역설하고 다닌다.

못 한다고 포기해도 안 되지만, 잘 한다고 방심해도 안 되는 것이 경매다. 

이 같은 실패로 겁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과에 교훈을 얻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각오와 책임이 있을 때, 전업을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본업과 병행해서 가능한 많은 경험을 해 본 후에 안정적인 수익을 쌓을 수 있겠다 싶으면 그 때 전업으로 해도 늦지 않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선택에 얼마만큼 책임을 지고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냐는 것이다. 성공만이 아닌 실패까지도 말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집중할 수 있을 때 꿈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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