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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에 빌라가 하나 나왔다. 개인적으로 잘 아는 지역이었다.
필자에게 경매를 배웠던 분 중에 소액 투자를 전업을 하시는 분이 생각났다. 마침 필자가 입찰을 준비하고 있는 물건과 비슷한 시기에 입찰기일이 잡혔기 때문에 좋은 벗 삼아 임장을 동행했다. 

물건지 인근은 척박했다. 고작해야 빌라 몇 채와 중소규모의 공장들이 앞뒤로 드문드문 있을 뿐이었다. 주변에 부동산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우리는 곧바로 다방으로 발길을 옮겼다. 시골의 경우 다방은 지역의 ‘아고라(광장)’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부동산 보다 훨씬 더 값진 정보를 얻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역시 예상대로 계란 동동 띄운 쌍화차만큼이나 영양 가득한 정보를 다방에서 얻을 수 있었다. 현지인뿐만 아니라 외지인들까지 그 곳의 물건을 매수하여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공장 실적이 좋아 일하는 사람들 상대로 세가 꾸준히 나간다고 했다.
우리는 근방에서 빌라를 임대하고 있다는 슈퍼의 위치까지 상세히 얻어들었다. 이것이 바로 책상에 앉아서는 절대로 알 수 없는 임장의 묘미요, 살아있는 공부임을 새삼 깨닫는 순간이었다.

다방에서 들은 대로 사거리 슈퍼를 찾았다.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더 많은 작은 슈퍼 앞에는 과연 ‘임대문의’라는 문구가 붙어있었다. 이런 광고가 붙어있다는 것은 수요가 꾸준하다는 반증이었다. 짧은 대화였지만, 느낌이 좋았다.


“요근처 방 어떻게 합니까?”
“어떤 방 찾으시는데유?”
“그냥 깨끗하고 보증금만 맞으면 되는데.”
“시방 요 앞에 좋은 방 있는데유, 16평인데 볕도 잘 들고 슈퍼도 가찹고.”
“얼만데요?”
“500에 20만원으로 맞춰줄게유.”
“에이~ 너무 비싸다(사실 임대료는 미리 파악한 상태였음).”
“아따 보소, 이것도 헐값이라유. 더 싼 건 저짝 지하로 내려가야쓰지. 시방은 500에 35만 원 짜리도 방이 없어서 못들어가유.”

공장 직원들 상대로 빌라 주인들이 직접 임대를 하고 있으며,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은 것도 알게 되었다. 필자의 ‘괜찮은 감’이 적중한 것이다. 
이제는 입찰가 싸움이었다.

시세는 2천 7백만 원. 1회 유찰된 물건이었으며, 권리는 무난한 물건이었다. 임차인이 보증금 300에 20만원에 살고 있으나 모두 배당받아 갈 수 있었다. 임차인과 만나서 30분정도의 대화 끝에 낙찰을 받으면 전 계약과 동일하게 300에 20만원에 재계약을 하기로 했다. 

결국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2천 11만원에 빌라를 낙찰을 받으셨다. 약속대로 임차인과는 300에 20만원에 재계약을 했으며, 별도의 추가비용은 발생하지 않았다. 1천 3백만 원을 월 약 7만원의 이자를 주고 대출을 받으셨으니, 계산해 보면 2천 7백만 원짜리 빌라를 5백만 원에 산 셈이다. 이자를 제하고도 매월 13만원이 생기고 3년 후에 이 빌라를 팔면 1천만 원 이상의 수익이 예상된다.

그 분은 감사인사로 필자가 돕고 있는 장애독거노인 시설에 20만원을 기부하셨다. 돈을 바라고 한 일도 아니기에, 그대로 족하며 또한 뿌듯했다. 필자가 도와드렸듯이 그 분도 누군가를 돕게 되었으니 말이다. 

물론 필자라고 좋은 일만 있을 수 있나. 그곳에서 필자가 낙찰 받으려고 했던 물건은 패찰하고 말았다. 대신 카페 회원님들의 낙찰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필자는 물론 함께 공부하는 동기들과 기쁨을 나누고 서로 감사인사를 전하는 모습을 보면 그 나름대로 꽤 보람을 느낀다.

한 방을 노리는 욕심만 아니라면, 부동산 경매는 소액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훌륭한 재테크 수단이다. 괜히 분위기에 휩쓸려 갈팡질팡하지 말고, 시작을 했으면 차근차근 준비하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만들어라. 임장 갔다가 욕도 몇 바가지 얻어먹어보고, 몇 백 원 차이로 패찰도 해보라. 몇 번이고 강조하지만 경매는 돈만 가지고 되는 일이 아니다. 소액으로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 오히려 끈기와 부지런함, 남에 대한 배려가 성공의 더 큰 열쇠이다.

남들은 저만큼이나 살고 있는데 나는 지금껏 뭐했나 후회하기 전에 지금부터 시작해서 5년 10년 뒤를 준비하라. 고목나무에도 꽃이 피는데 하물며 우리 인생이야. 길고 짧은 것은 재봐야 알고, 인생은 살아봐야 아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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